여울에서의 꿀꿀이
녀석의 역할은 그러니까, 방문자들로부터 효과적으로 "삥"을 뜯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마술사도 보조가 필요하듯, 삥이라는 심오한 세계에도 조수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처음 사무실을 들르는 사람이건,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겠다고 찾아온 지인이건, 회의하러 오신 손님이건 시민행동 사무실을 찾는 분들은 대개 앞쪽에 있는 테이블 앞에 앉게 마련이고, 녀석은 바로 그 정면에 서서 귀여운 얼굴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나도모르게 "이 돼지는 뭐에요?" 라고 묻는 순간, 곧바로 삥은 시작되지요.
"저희 점심먹을 반찬값 모으는 저금통이에요"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어쩐지 자신도 좀 보태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사방에 초롱초롱 지켜보는 눈이 있으니 동전만 넣기는 좀 무안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생각지 못한 출혈의 흔적만이...
"사무실 사람들이 잔돈 생기면 넣기도 하고, 들르시는 분들이 기념삼아 한 푼 두 푼 넣어주시기도 해요"
또 다른 형태의 삥뜯기는 별별 형태로 만들어지는 패널티들. 중요한 회의에 늦었다고 얼마씩 벌금을 매기거나, 너무 오랜만에 왔다며 또 벌금을 매기거나, 심지어 호주머니가 무거워 보인다며 속에 든 동전을 강탈(!)당하는 일도 벌어진 적이 있다는 믿거나말거나한 사연들...
그렇게 긴 세월 조금씩 배을 채워온 녀석의 배는 딱 두번 비워졌습니다. 첫번째가 2005년 사무처 제주여행때 모자란 여비를 채워보겠다고 갈랐던 때. 그때는 정말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삥에 동참했기에 무척 두둑했었는데, 그 뒤로는 관심이 뚝 떨어져 아주 간간이 수입이 있었고 아무도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 녀석을 이번에 털어낸 건 요즘 매일같이 점심반찬을 해내느라 부엌살림에 관심이 지대한 앨리스~!
어느날 오후, 평소에 눈독을 들였는지 어쨌는지 앨리스가 갑자기 돼지를 잡겠다고 선언을 하더니 곧 혼자서 녀석을 붙잡고 낑낑대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보다못한 푸른소가 돼지를 들고 흔들어 돈을 꺼낼 수 있게 도와주고, 빛으로가 옆에서 셈을 같이 해줬습니다. 그 와중에 저금통에 고이 간직되어 있던 구권 지폐들을 발견한 빛으로는 옳다꾸나 신권과 바꿔가느라 바빴고, 돼지를 흔들면 흔들수록 바닥에 한 푼 두 푼 점점 돈이 쌓이는 걸 보면서 앨리스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 되었어요.

이날 이렇게 신이 나서 계산한 돈은 거의 8만원가량 되었다고 하네요. 셈이 끝나자 당장 술 한잔 하러 가자는 빛으로를 앨리스가 쌀도 사고 반찬도 사야한다며 강하게 제지하더니, 돌아서서 기쁜 얼굴로 다음날 점심에 고기반찬을 해 주겠다고 선포했답니다.
네, 뭐 이 돈으로 술을 마시든 고기반찬을 하든 아무렴 어떻겠습니까. 어쨌거나 이 꾸준한 "삥"의 희생양이 되신 분들에 대한 심심한 애도는 먼저 표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앞으로 무수히 생겨날 또 다른 희생자들을 위해서도...
ps. 이런 글 올렸다고 나루에 놀러오시는 걸 꺼려하셔선 안됩니다. 어쩌면 쫓아갈수도 있어요^^ 이 글의 핵심은 돼지 속이 다시 텅 비었다는 거니까요.
'변두리늬우스 > 변두리파파라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변두리파파라치) 돼지저금통 여는 무리들 (1) | 2009/07/01 |
|---|---|
| [현장취재]10점, BBC에 출연하다 (2) | 2009/04/23 |
| 주말 출근.. 나머지 공부중! (0) | 2008/11/29 |
| [변두리파파라치] 산그늘의 변신 (4) | 2008/01/22 |
| [변두리고발] 거리로 내몰린 시민행동 활동가들 (5) | 2007/12/05 |
| [파파라치] 시민행동 모 회원의 애정행각! (1) | 2006/12/01 |
1. MB행복지수 2009년 1/4분기 발표 http://fair.action.or.kr/74
2. 수습기간 끝내는 두 신입활동가
3. 정창수 씨 형 확정 소식 http://withkfc.tistory.com/40
'주간브리핑 > 오디오주간브리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날로 떨어지는 MB정부 경제행복지수 (0) | 2009/06/30 |
|---|---|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공적 기금 불법운용 고발, 뉴요커 앤디, 연극 할인안내 (0) | 2009/06/22 |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이명박과 넷心 (0) | 2009/06/08 |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윤감독과의 만남! (0) | 2009/06/02 |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1) | 2009/05/25 |
| [팟캐스트] 주간브리핑 - 뉴욕 그리고 영국.. 국제화되는 시민행동? (0) | 2009/05/20 |
갑자기 무슨 망명이냐고요? 최근 검찰이 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당당하게 짓밟는 행태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은 시민행동 사무처 스텝들이 이메일을 몽땅 싸들고 해외로 망명을 떠났거든요. 사무실도 사람들도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만 @action.or.kr 이란 주소가 붙은 이메일과 자료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물론, 권력이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방법은 단지 이메일 서버를 뒤지는 일 말고도 무수히 많이 있지요. 거기에 대항하는 기술도 당연히 무수히 많이 있고요. 기술은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권력자들이 그저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만 가져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동네오빠와 함께 하는 오디오 주간브리핑
0. 주머니 얇게 떠날 수 있는 휴가 계획?
1. 공적 기금의 동대문 상가 투자 관련 고발
2. 글로벌인턴십 끝낸 뉴요커 앤디
3. 연극 이 30% 할인 안내
서른 다섯번째 밑빠진독상 발표! 수상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입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때 연예인 응원단이 함부로 사용했던 예산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임의적으로 사용하고 제대로 결산도 하지 않아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처럼 문광부는 현재 매년 300억원이 넘는 돈을 사전 심의도 받지 않고, 사용처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작년에 언론에 크게 드러났던 것이구요. 국회 역시 이런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철퇴를 가해야 하지만, 그냥 그대로 문광부가 원하는대로만 지켜보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번 밑빠진 독상은 이렇게 공익사업 적립금(일명 스포츠 토토 적립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수상자로 지목, 합리적 운영을 촉구하였습니다.
>> [제35회 밑빠진 독상]주머니 돈이 쌈짓돈? 문화체육관광부 공익사업 적립금
페어라이프) 나는 네가 지난 해 남긴 탄소량을 알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모 여행사에서 2007년 12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신입사원 백지영"님의 지난 해 탄소배출량은 얼마일까요? 페어라이프 지기 백지 님이 올린 탄소배출량 계산결과 한번 보시겠어요?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여행계획을 세우실 때 한번 쯤 고려해볼 만 할지도 몰라요^^
>> 난 네가 지난 해 남긴 탄소량을 알고 있다...
연극 할인안내) 연극 ‘이(爾)’ 6/9~7/8 대학로예술극장 개관공연
지난 달에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할인을 제공해주셨던 나온컬쳐에서 이번엔 연극 "이"를 30% 할인제공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연극 "이"는 몇 해 전 영화로 많이 알려진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유명하지요. 저도 가 봤는데 역시 작품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시민행동의 회원, 후원자, 웹멤버. 그러니까 이 메일을 받는 분이라면 누구나 할인을 받으실 수 있으시니 이번 기회에 꼭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 작품안내와 관람 방법
그 밖의 소식들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리핑은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0. 주머니 얇게 떠날 수 있는 휴가 계획?
1. 공적 기금의 동대문 상가 투자 관련 고발
2. 글로벌인턴십 끝낸 뉴요커 앤디
3. 연극 이 30% 할인 안내
지난 베이징올림픽때 연예인 응원단이 함부로 사용했던 예산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임의적으로 사용하고 제대로 결산도 하지 않아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처럼 문광부는 현재 매년 300억원이 넘는 돈을 사전 심의도 받지 않고, 사용처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작년에 언론에 크게 드러났던 것이구요. 국회 역시 이런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철퇴를 가해야 하지만, 그냥 그대로 문광부가 원하는대로만 지켜보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번 밑빠진 독상은 이렇게 공익사업 적립금(일명 스포츠 토토 적립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수상자로 지목, 합리적 운영을 촉구하였습니다.
>> [제35회 밑빠진 독상]주머니 돈이 쌈짓돈? 문화체육관광부 공익사업 적립금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모 여행사에서 2007년 12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신입사원 백지영"님의 지난 해 탄소배출량은 얼마일까요? 페어라이프 지기 백지 님이 올린 탄소배출량 계산결과 한번 보시겠어요?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여행계획을 세우실 때 한번 쯤 고려해볼 만 할지도 몰라요^^
>> 난 네가 지난 해 남긴 탄소량을 알고 있다...
지난 달에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할인을 제공해주셨던 나온컬쳐에서 이번엔 연극 "이"를 30% 할인제공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연극 "이"는 몇 해 전 영화로 많이 알려진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유명하지요. 저도 가 봤는데 역시 작품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시민행동의 회원, 후원자, 웹멤버. 그러니까 이 메일을 받는 분이라면 누구나 할인을 받으실 수 있으시니 이번 기회에 꼭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 작품안내와 관람 방법
- 이번 주 토요일에는 2009년 2/4분기 운영위원회가 열립니다.
- 5월까지의 재정보고 (월별 현금수지표)가 업데이트 되어 있습니다. >> 보러가기
- 현재 시민행동 회원은 모두 1,010 명, 뉴스레터 구독자는 3,206 명 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리핑은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주간브리핑 >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주간브리핑] 시민행동 사무처, 사이버 망명가다 (0) | 2009/06/25 |
|---|---|
| [주간브리핑] 2009, 새들도 다시 세상을 뜨는구나 (0) | 2009/06/11 |
| [주간브리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도문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0) | 2009/05/25 |
| [주간브리핑] 뉴욕 그리고 영국.. 국제화되는 시민행동? (0) | 2009/05/21 |
| [주간브리핑] 5월, 시민행동답지 않은(!)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들~ (0) | 2009/05/14 |
| [주간브리핑] 추경예산, 결국 민생은 뒷전이었네요. (1) | 2009/04/29 |






Prev

Rss Feed